안녕하세요, 나영 입니다.

이제 슬슬 마롱글라세를 마감할 때가 되어가고 있어요. 그간 이 밤들이 아직 마롱글라세라고 불리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서 '밤'이라고 불렀는데요, 오늘은 드디어 이 친구들에게 마롱글라세라는 작위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롱글라세 작위 수여식 함께하시겠습니다~

마롱글라세 작위 수여식 함께하시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볍게 마롱글라세를 5분간 뚜껑을 덮어 졸였어요. 이제는 꽤 간단해지기도 했고, 늘 보던 그 이미지에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마롱글라세 사진은 굳이 넣지 않을까 해요.

마롱글라세를 마무리하고 나면 보관할 방법이 필요해요. 겉이 잘 마른 경우에는 그냥 락앤락같은 통에 대충 담아도 좋지만, 약간 촉촉한 상태로 마무리하고싶다면 뭔가 포장할 것이 있어야겠죠. 작년에는 마롱글라세를 만들어서 30명쯤 되는 사람들에게 보냈는데요, 이때 마롱글라세를 은박지로 포장하고 싶었어요. 근데 확실한 이름 '은박포장지'를 네이버에 검색했더니 제가 원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들이 나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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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런 봉투를 원하는게 아니라 페레로로쉐 초콜릿을 감싸고 있는 은/금박지를 원한거였는데요. 그때부터 오만가지 키워드로 검색을 하기 시작했어요. 껌종이, 은박종이(를 검색하면 색종이가 나와요 우리 어린이 친구들을 위한 색종이죠) 기타 등등....그렇게 한 3일쯤 고생하고 아무래도 그냥 은박지를 내가 다 잘라야겠다, 역시 내인생은 노가다라며 은박 포일을 주문하기로 거의 마음을 먹었어요. 하지만 또, 늘 그렇듯이, 셰프들에게 SOS를 쳤습니다. 도대체 이 은박지 이름이 뭐냐고요. 마지막 동아줄이었죠. 그리고 한 셰프가 대수롭지 않게 "그거 000이잖아~" 하고 말해줬는데 진짜 상상도 못한 이름이었어요.

초콜릿 싸개지

아니 뭐가 이렇게 직관적인데 약간 상상 밖의 이름인거죠. 페레로로쉐를 떠올렸으면서 도대체 왜 초콜릿 포장 호일은 검색해보지 않은건지도 의문이지만 저 싸개지라는 이름이 주는 임팩트가 엄청나더라고요. 한국어와 한문의 대혼종 싸개-紙(종이 지)...하지만 어찌되었건 찾아서 너무 행복했어요. 이런 것들이 꽤 있는 것 같아요. 별 것 아닌데, 너무 일상적이라 이름을 몰라서 검색할 수 없는 것들. 싸개지도 저한테는 그런 것들 중 하나였어요.

싸개지는 색도 다양합니다. 금박, 은박, 핑크, 파랑, 초록 등. 원하는 색으로 골라서 구입하면 돼요. 호일이기는 하지만 혹시나 고정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작은 스티커를 함께 사는 것도 좋습니다. 아마 제과제빵 업체에서 같이 판매하고 있을거에요. 작년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키세스 초콜릿을 감싼 호일처럼 잘 고정되지는 않아요. 저는 스티커를 좋아하지 않아서 마테로 고정했어요. 트위터에서 산 완님의 마테를...아주 호화롭게 사용했죠. 역시 예쁜게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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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밤에 호일이 바로 닿는 것이 조금 신경쓰여서 따로 유산지를 재단한 다음에 안에 넣고 같이 말아주었는데요,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싸개지를 주문했으니 오늘의 일은 끝난 셈입니다.